112죠?! 아기생선이 쫓아와요🐠 (27일차/트라왕안)

2022. 5. 6. 21:03Think, 상/Digital Normad in Bali

요약
1. 풍랑 속에서 아기생선 둘에게 스토킹 당하기
2. 왜 이제서야 먹었나 반성하게 만드는 Melati 아궁이 피자먹기
3. 아쉬운대로 숙소에서 스노쿨링
4. 큰 돈 쓰고 Egoist에서 랍스터 플래터 먹기
5. 구준표가 파는 민트 젤라또 먹기

 

 

#. 스노쿨링 대실패🌟
강 건너 물구경만 한 어제의 내가 비참해 오늘은 물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해가 없길래 좋아라 뛰어갔더니 풍랑이 있네(어질) 오리발 꼈는데도 밀려오는 파도가 세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아무리 헤엄쳐봐도 제자리로 돌려놓는 악질 파도에 GG 선언하고 육지로 나가려는데, 자그마한 이파리 두 개가 내 몸통을 맴돈다. 아기 생선이다!!! 내가 좋은건지 아니면 니들도 파도에 구르는 건지 우리 곁을 떠나질 않는다. 신기해서 한동안 팔을 휘저으며 놀다가 스노쿨링 고글로 한 마리를 길어 올리기까지 해봤는데 그래도 따라오는 친구들. 지금만큼 도라에몽이 부러운 적이 없다. 이순간 내 주머니에서 어항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냐! 어른으로써 어린이들의 앞길을 막을 수 없다. 너희들의 세상을 누리렴! 

 

 

#. 왜 이제서야 먹었나 반성하게 만드는 Melati 아궁이 피자먹기
아가들을 하원시키고 Melati에 자리를 잡았다. 멜라티는 터틀포인트 바로 앞에 자리한 해변가 레스토랑이다. 수영할 때 짐 놓을 겸 음료만 시키곤 했는데, 수영은 텄고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긴 싫어 피자를 시켜본다. 모양새와 냄새가 흡사 아궁이에 굽는 느낌. 가격도 75k밖에 안 하고 뭘 먹는 사람도 없기에 기대 없이 멍만 때리는 사이 피자가 나왔다. 음 예상했던 비주얼이군. 음. 음... ...?!!! 또 나왔습니다, 미미. 1인 1판은 할 수 있는 맛이다 이건. 한국 피자처럼 토핑이 빵빵하진 않지만, 얇은 도우에 넉넉히 펴발라진 소스와 투박히 덮힌 치즈, 아궁이공법(?),  거기다 찬 바닷바람이 음식의 맛보다 여행의 맛을 낸다. 왜 이제 먹었지? 내일도 먹고 싶다.

 

 

 

 

 

#. 아쉬운대로 숙소에서 스노쿨링
아궁이 피자를 먹고 숙소에 오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수영장 표면에 꽃과 빗방울이 떨어지는게 퍽 애처럽고 로맨틱하다. 이 수영장 처음 볼 때부터 영화 <1917>의 장면이 머릿 속에 반복재생 중이었는데, 지금이 기회다. 주인공이 되어볼 기회! 잘리 리조트의 수영장은 가로로 긴 타입이라 막힘없이 나아갈 수 있어 즐겁다. 와중에 옆방 한국 소녀들은 내가 외국인인 줄 알았는지 이 언니 되게 열심히 연습한다고 구경하며 지나간다. 감사합니다 화답할까 고민했지만 외국인 취급이 의외로 재미있으므로 더 연기해보기로 한다.

 

 

#. 큰 돈 쓰고 Egoist에서 랍스터 플래터 먹기
원래는 The Exile에 가서 삼발감튀 때릴 예정이었으나, 트라왕안 왔는데 해산물은 먹고 가야겠다는 짝꿍을 위해 온 Egoist.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인데, 가격대가 꽤 높다. 랍스터에 이런 저런 사이드 곁들여진 플래터 중 사이즈가 한화로 7만원 쯤? 물론 한국에 비해선 싸므로 시켜본다.

 

음식 기다리며 가게를 돌아보는데 검정 고먐미, 삼색 고먐미가 보여 차례로 납치해본다. 특히 삼색 고먐미는 새끼로 보여 용기내 안아보는데, 할퀴지 않는다(감격) 개집사로써 치즈처럼 주욱 늘어지는 이 고먐미의 질감이 참으로 신비롭다. 그리고 랍스터가 나오자 곧바로 내려놓는다. 미안, 너보단 랍스터야. 모든 랍스터가 그렇듯 양은 적고 먹기는 불편하지만, 이미 빌지는 나왔으므로 최대한 맛있다 아 맛있다 최면을 걸며 먹어본다.

 

 

#. 구준표가 파는 민트 젤라또 먹기
에고이스트의 직원들은 하나같이 꽃보다 남자 팬인 모양. 쟤는 이민호고 자기는 구준표란다. 거울보며 나르시즘에 빠진다고 민호를 소개하는 준표. 그런 준표에게 존잘남은 너라며 반사하는 민호. 그리고 저 백인은 쉐프라는데 뭐야 약쟁이(?) 아니었어...? 웬 백발 백인이 가게 한 자리에 벌렁 드러누워있길래 버섯 좀 자셨나보다 했는데 쉐프셨구나(탈룰라) 어색한 미소로 화답한 뒤 가게 앞에서 파는 젤라또 먹어보기. 민초파는 아니지만 입가심이 필요해 민트맛을 골랐는데 우와 인생 젤라또일세. 너어는 내가 다시 먹으러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