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뻔한 날의 짧은 일기 (25일차/트라왕안)

2022. 5. 6. 16:14Think, 상/Digital Normad in Bali

요약
1. Turtle Point에서 죽을 뻔 하기
2. 이것 참 또 뵙습니다 꼬북선생님🐢
3. 화상 입고 죽을 뻔 하기 🌞

 

 

#. Turtle Point에서 죽을 뻔 하기
구름이 없으니 바닷 속이 훤하다. 여기도 꼬북, 저기도 꼬북, 시야가 트여 선생님 찾기가 너무나도 쉬워졌다. 신나서 한분씩 찾아뵙고 문안인사 드리는 와중에 어? 스노쿨링 빨대(?)가 꾸륵꾸륵하다. 맙소사. 물이 새어들어오고 있는겨🙀 🙀 🙀 🙀 

 

 

오늘 포스팅의 유일한 사진

 

 

식겁해서 육지 쪽으로 급히 발장구를 쳐보는데 파도와 역방향이라 마음처럼 나아가질 않는다. 물은 차오르고 발에 힘은 빠지고 육지는 멀고 이러다 진짜 죽나 싶어 심장이 미친듯이 뛴다. 영화 속에서 익사하는 사람의 1인칭 샷을 잡을 때 딱 그 화면이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간신히 짝꿍 근처에 다다라 나를 잡아달라고 손을 뻗었는데 멀뚱히 구경한다. 도대체 뭐지? 꿈인가? 꿈이라도 죽고 싶진 않다고 내적 비명을 지르며 패닉에 빠지려던 찰나, 발에 탁하고 걸리는 무언가. 산호다. 천만 다행으로 우뚝 솟아있는 한 산호를 디딤돌 삼아 간신히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 수 있었다. 도대체 왜 구경만 했냐고 짝꿍에게 대격노 했는데, 짝꿍은 위급한 상황인 줄 몰랐단다. 와중에 최대한 이성을 유지해보겠다고 첨벙거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헤엄 자세를 유지했는데, 그걸 보고 짝꿍은 '오 잘 놀고 있군' 했던 것. 오... 물에 빠지면 물에 빠진 티를 내야되는 거였어...(유레카) 죽더라도 익사는 안 되겠다는 다짐과 살려달라는 사람의 애티튜드를 겟한 사건이었다.

 

 

#. 이것 참 또 뵙습니다 꼬북선생님🐢
앞선 사건으로 물 공포증이 재발했다. 확인해보니 이상 없는 스노쿨링 빨대도 못 믿겠다. (발장구 치다 물방울이 빨대 위로 골인했던 듯) 그렇다면 믿을 건 구명조끼 뿐. 이 지경이 되어서도 꼬북선생님을 포기할 수 없는 나는 구명조끼를 빌려 다시 바다로 향한다. 금새 구름이 복귀해 시야는 어두워졌지만, 자비로운 꼬북 선생님이 또다시 나를 찾아와주셨다. 어제 뵜던 큰 선생님 같다. 꼬북선생님의 헤엄을 따라하니 조금은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 꼬북찌 꼬마워.

 

 

#. 화상 입고 죽을 뻔하기 🌞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엔 화상 입기 쉽상이라고. 스노쿨링하며 수면 위에 노출된 두 다리가 화상을 입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슬슬 열이 나고 오한이 들어 한숨 잤는데, 화상의 증상이었다. 뒷다리(?)가 얼마나 뜨겁고 따갑고 시뻘건지 한국에서 챙겨온 알로에 젤과 이부프로펜 진통제가 아니었으면 힘들 뻔했다. 휴. 아쉽지만 오늘 하루는 잘리의 초코 케잌과 커피로 마무리하기로 한다. 그리고는 먹다 보니 맛있어서 안 아쉽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발리 쉽계명💡
- 구름 없는 날에는 반드시 긴팔 긴바지 입고 수영하기.
- 화상 입었을 땐 이부프로펜 성분의 진통해열제가 도움이 된다고 하니 한국에서 꼭 챙겨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