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잠드는 도시 사누르 (29일차/트라왕안,사누르)

2022. 5. 6. 23:01Think, 상/Digital Normad in Bali

요약
1. 짱구의 톰보이와 Ekajaya 타고 트라왕안 탈출하기
2. 여기 웰컴티가 대박이다 애미야🥃  Holiday Inn Sanur
3. 오도방구 빌려 PCR 검사 받고 Warung Mega Family에서 깔라마리 탕수육 먹기
4. 루프탑 수영장 입수하기
5. 라이브 레스토랑 Tapha에서 Valerie들으며 쭈꾸미 샐러드 먹기
6. Popular Mart에서 삼발 소스 사기

 

 

#. 짱구의 톰보이와 Ekajaya 타고 트라왕안 탈출하기
내일 출국인데 배 놓치면 절망이므로 일찌감치 티켓 받으러 나왔다. 카페에서 만난 초긍정 요가강사 from 이스탄불 언니와 (나만 어색한) 수다 떨다가 배가 들어오기에 냉큼 선착장에 가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잘리의 한국 소녀들이 잡상인에게 악세사리를 사고 있길래 나도 하나 사본다. 귀여운 조개껍데기와 소라껍데기 발찌! 진주 목걸이도 사고 싶었는데 남은 루피아가 얼마 없어서 참는다. 이제 안 산다니까 갑자기 다른 잡상인이 나타나서 너 이제 떠나는데 팁 좀 주고 가란다. 하하 아저씨, 팁은 감사의 의미로 주는 거예요. 이 아저씨는 저에게 감사할 행동을 하지 않았답니다. 자낳괴인 나는 기브 앤 테이크가 기조이므로 날로 먹으려 드는 거 딱 질색이다.

 

딱 고개 돌리는데 또 보이는 익숙한 얼굴. 짱구의 카페에서 만났던, 짧게 깎은 까까머리의 톰보이 소녀다. 아 진짜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머리 깎으면 딱 이 느낌일 듯. 남아공에서 왔고, 10대라는데 수줍은 미소에 허스키하고 나른한 영국식 발음이 머리에 꽂힌다. 어쩌다보니 배에서도 소녀 뒷자리에 앉게 됐는데, 사생팬은 아니니 안심하시게 소녀여. 그치만 의자 사이로 언뜻 보이는 옆모습이 아름다우므로 종종 훔쳐보도록 하겠어요.

 

 

#. 여기 웰컴티가 대박이다 애미야🥃  Holiday Inn Sanur
무사히 빠당베이에 내려, 또 무사히 관광객 헌터들을 뚫고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한 시간 반쯤 지나니 우리의 마지막 숙소 홀리데이에 도착! 프랜차이즈 호텔답게 깔끔하다. 기다리는 동안 웰컴티를 줬는데 아아... 또 오셨군요... 시나몬 시트러스라는 난생처음 들어보는 조합의 웰컴티는 나를 크게 앓게 만들었다. 너무 맛있어서 가슴앓이. 누군가 알아내줘요 이 레시피.

 

 

 

 

#. 오도방구 빌려 PCR 검사 받고 Warung Mega Family에서 깔라마리 탕수육 먹기
오도방구 라이딩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는 짝꿍을 위해 금반지 풀장착한 스크루지 할아버지에게 오도방구를 빌렸다. 내일 출국 전에 PCR 음성 결과를 받아야 하기에 냉큼 호텔에서 추천해준 병원으로 달려 PCR 완료하고 나서야 늦점을 먹으러 도착한 이곳. 직역하면 대가족 식당. 여기도 구글 만점인가 그런데 역시.. 각국 여행자들한테 5별 받는 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여. 소토 아얌, 깔라마리 탕수육, 양념조개구이까지 모든 게 5별 🌟 🌟 🌟 🌟 🌟  얼마 전 식구가 되었다는 강아지까지 완벽했다. 개는 많은데 강아지는 보기 힘든 발리에서 이 무슨 호사람😖  그나저나 우리의 몰골 사진으로 찍어가셨는데 어디다 쓰시려나.

 

 

 

 

#. 루프탑 수영장 입수하기
밥 먹고 와서 씻은 뒤 노을 보러 호텔 옆 바닷가에 갔는데 여기도 썰물이 있다. 원래 섬엔 밀썰물 다 있는데 나만 모르는 건가 하핫 역시나 구름낀 하늘은 노을을 잘 보여주지 않기에 호텔 루프탑에 올라왔다. 생각보다 시설이 별론데 물까지 차갑다. 잠영 몇번하고 다시 씻으러 간다. 에잇 귀찮아.

 

 

#. 라이브 레스토랑 Tapha에서 Valerie들으며 쭈꾸미 샐러드 먹기
마지막 밤이니 더 먹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라이브 레스토랑을 찾았다. 사누르에는 노년을 즐기는 백발의 백인이 많다. 그중에는 음흉한 백인 할배도 있는지 가게 여직원을 자꾸만 터치하네. 부인한테 걸려라 제발 걸려라 기도하며 역시 2인 3메뉴를 시킨다. 잘리에서 감동했던 그린 커리와 신기한 비주얼의 쭈꾸미 샐러드, 마리나라 스파게티. 쭈꾸미 샐러드 말곤 기대 이하의 맛이지만 분위기가 다 하는 마지막 밤.

 

 

 

 

#. Popular Mart에서 삼발 소스 사기
마지막 밤의 마지막 임무는 삼발 소스! 삼발 소스 두 종류와 망고인 척하는 어떤 과일, 비행기에서 먹을 초콜릿과 과자를 샀다. 초콜릿이 하나에 5-6천 원한다. 참내 얼마나 맛있는지 두고 보겠어. 그치만 맛 없어도 화 내진 않을테다. 삼발 소스는 분명히 맛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