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발+감튀=미미, 그저 아름다운 맛... (26일차/트라왕안)

2022. 5. 6. 17:26Think, 상/Digital Normad in Bali

요약
1. 구글 만점은 늘 옳다. Pink Warung에서 소토 아얌 먹기
2. 저녁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은 Frii Gili
3. 타월 공짜로 주는 Sanctum에서 꼬북선생 초상화 그리기
4. 해먹, 모닥불, 레게 공연까지 없는게 뭐냐구. The Exile
5. 꽃 떠다니는 Jali resort에서 밤수영하기

 

 

#. 구글 만점은 늘 옳다. Pink Warung에서 소토 아얌 먹기
잘리는 다 좋은데 나시 고랭이 시원찮다. 케첩맛이 많이 나 달달하다. 짜굽고 구수한 맛이 먹고 싶어 미리 찾아둔 Pink Warung을 찾았다. 구글 리뷰 만점이라니 얼마나 어마어마하려나 기대했는데 가게가 심히 허름하다. 열었는지 닫았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 반신반의하며 사람을 불렀는데 친절한 미소로 나와주시는 사장님. 한 켠의 커튼이 걷히니 잘 준비된 주방이 보인다. 어둑한 실내에서도 빛깔이 선명한 재료들. 좋아. 믿음이 가기 시작했어. 소토아얌을 시켰는데, 꽤 걸린 조리시간만큼 정성이 뜨끈히 밴 맛이다. 짝꿍 역시 본인의 나시 짬뿌르에 굉장히 놀라는 표정. 2만 루피아에 이 맛이라니! 구글 만점은 역시 늘 옳다.

 

 

#. 저녁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은 선셋 카페 Frii Gili
어제 입은 화상 탓에 오늘은 얌전히 카페에서 글을 쓰기로 했다. 조용한 서쪽의 카페를 찾다 야외 그늘이 넉넉해보이는 Frii Gili에 들어선다. 테이블에 노트북 차리는 나를 두고 혼자라도 놀겠다며 카페 앞 바다로 들어가는 짝꿍. 얼마 못 가 "너무 뜨거워"를 외치며 돌아온다. 햇빛 살벌하다. 안 그래도 햇빛에 약한 내 눈은 선글라스 없인 제 기능 못 할 수준이다. 이래서 서퍼들이 한낮에는 종적을 감추는구나.

 

햇볕에 맴매 맞은 짝꿍이 잠시 낮잠으로 위로하시는 동안, 가만히 카페를 둘러본다. 카페 수영장은 바(Bar)와 붙어있는데, 물 속에 의자가 있어 물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바에 앉아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구조다. 석양 보기 최적이다. 수영복 입고 바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멋지다 멋져. 기회가 된다면 저녁에 꼭 와보고 싶다.

 

 

 

 

#. 타월 공짜로 주는 Sanctum에서 꼬북선생 초상화 그리기
잘리에서 점심을 먹고 동쪽 번화가로 향한다. 그저께 자전거 타다가 체인이 풀렸었는데, 어느 붙임성 좋은 카페 직원이 자전거를 고쳐줬고 보답으로 내 이 카페에 꼭 오겠노라 약속했기 때문이다. 카페 이름은 Sanctum. 고쳐주는 대신 전화번호 달라던 플레이보이는 안 보이고, 인싸력 상당한 백인이 우리를 맞이한다. 사장님인지 이장님인지 지나가는 모든 이가 절친인 듯한 그는 고작 스무디볼 하나 시킨 우리에게 두개의 타월을 공짜로 내어준다. 얼마냐 경계하는 우리에게 감사하게도 잇츠 프리를 외치는 이장님. 뒤늦게 합류한 직원들도 어찌나 인싸이신지 비밀인 척 "(소근) 머쉬룸? 머쉬룸?" 한다. 공공연한 비밀... 안 사요 환각버섯...😇  인싸폭풍이 떠난 뒤 짝꿍은 꼬북 선생을 만나러 입수하고, 화상환자인 나는 그리운 마음을 담아 꼬북선생의 초상화를 그린다. 잘... 지내고 계신거죠?

 

 

 

#. The Exile에서 발견한 어나더 맵단짠, 삼발소스에 감튀 찍어먹기
의지의 화상환자가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트라왕안의 밤은 하루도 놓칠 수 없어. 뒤늦게 뒤덮인 구름 덕에 노을은 연보랏빛. The Exile은 역시나 북적북적하다.

 

 

공연 중인 삼촌들과 직관 중인 꿈나무

 

 

 

모래사장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날 알아본 옆가게 아일라 아부지가 아일라를 데려다준다. 이렇게 육퇴를 노리시네... 짝꿍에게 아일라 자랑을 해본다. 내 새꾸 좀 보세요 을매나 이쁘게요. 미모가 벌써 완성형이라는 짝꿍에게 실은 완댜님이라니 적잖이 놀라는 그. 부러우면 지는거야. 저녁은 잘리에서 먹을 생각이므로 가볍게 감자튀김과 치킨 윙, 맥주를 시킨다(무거운데?) 케첩과 삼발 소스가 함께 나왔는데. 어. 미쳤다. 삼발소스와 감튀의 조합 이거 무슨 일인데!!! 역사적인 조합 앞에 짝꿍과 나는 '저녁은 감튀다'에 합의도장을 찍는다. 챱챱. 사장님 여기 감튀 하나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