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구축 2단계: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하기

2023. 3. 24. 09:21Work, 일/All That Brand

(1단계 먼저 보기)

 

브랜드 구축 1단계: 사업 전략에서 시작하는 브랜드 전략

앞서 브랜드 전략은 브랜딩과 별개의 것이 아니며, 브랜딩의 일부이자 가장 앞 단추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브랜드 전략을 포함한 브랜딩의 전체 과정은 어떻게 구성될까? 크게 네 가지 단계로

whynotwhy.tistory.com

 

 

2️⃣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

1단계에서 브랜드의 객관적인 포지셔닝을 잡아냈다면, 이를 고객이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들의 언어로 표현하는 단계가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 단계다. 짚고 넘어갈 점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는 동의어가 아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기업이 고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이다. 반대로 고객이 실질적으로 바라보고 인지하는 브랜드의 모습을 브랜드 이미지라고 한다. 두 용어 사이에는 주체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를 극복하고 일치되도록 만드는 작업이 사실 상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아래의 세부 스텝을 거쳐 개발된다.

 

1-1. 브랜드 메시지 기획

우선 브랜드 포지셔닝을 다양한 고객에 맞춰 그들이 수용 가능한 메시지로 변환한다. 타겟 고객에게 브랜드 관련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스텝이다. 핵심 포지셔닝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해야 하지만, 각 고객이 겪는 세부 문제와 니즈 그리고 접점(채널)의 환경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B2B와 B2C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각 고객에게 가장 관련성이 높은 메시지는 서로 다를 확률이 높다.

메시지는 '우리가 누구고, 우리가 무엇을 제공하며, 고객이 왜 그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를 간단하고 명확하게 담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제품이 뭘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고객에게 이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2. 브랜드 네이밍

브랜드 명을 짓는 단계다. 1단계에서 정리한 브랜드의 골든 써클 혹은 브랜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아이데이션은 자유롭되 평가는 철저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처럼 구성원의 수가 적고 수평적 의사결정을 추구할 경우 이 평가 과정을 구성원의 투표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브랜드 명은 아이덴티티 중 인지에 있어 가장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만큼 한번 지으면 쉽게 바꿀 수 없다. 그러므로 메시지의 의미(컨셉)과 의도(유형)를 제대로 담았는가, 기억과 발음이 쉽고 독립적 자극력이 있는가 등의 항목에 비중을 두고 정량 평가를 내려 결정하는 것이 올바르다. 대표적인 평가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설명성: 고객이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가?
- 기억의 용이성: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특정한 느낌을 전달하는가?
- 차별성: 경쟁사보다 우리의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가?
- 매력성: 시각적, 음성적으로 매력적인가?
- 일치성: 우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일치하는가?
- 합법성: 법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는 없는가?

 

참고로 아래는 미국의 유명 브랜드 명을 평가 기준에 따라 나열한 차트다. 위에서 언급한 기준과는 세부적인 차이가 있지만, 큰 맥락에서 보면 접근성과 창의성이 주 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위 요소에 따라 내부 평가를 거친 후, 고객 테스트까지 진행하면 좋다 만약 해외 국가에 브랜드를 런칭한다면 테스트는 필수가 된다. 문화의 차이로 인해 내부에서 평가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FGI와 같은 대면 조사를 진행한다면 베스트겠지만, 리소스의 한계가 있다면 서면 설문조사로 대체할 수 있다. 

 

3-3. 브랜드 보이스의 톤앤매너 설정

메시지와 네임이 정해지면 해당 메시지를 포함해 브랜드의 모든 보이스를 어떤 톤과 매너로 전달할 것인지 기준을 잡는다. 보통 형용사로 표현된다. 브랜드의 일관된 개성을 느끼게 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포인트이며, 여러 채널에 콘텐츠를 게시할 때 특히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채널 별로 고객이 마이크로하게 나뉘어지다 보니 이에 맞춰 톤앤매너를 달리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미 대고객을 상대로 네임밸류가 높거나 가치가 확실한 선도 기업이어야 가능한 시도다. 만약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 일관되지 않은 톤앤매너로 보이스를 전달하면 마치 여러 사람이 얘기하는 것처럼 보여 고객으로 하여금 인지의 혼란을 겪게 할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4. 브랜드 스토리 기획

앞서 세운 브랜드의 목적과 메시지, 톤앤매너를 모두 풀어낼 수 있는 스토리를 기획한다. 호소력 있는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브랜드와 고객이 감성적인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준다. 필자는 장인정신을 모토로 삼는 일본 브랜드를 보면 그들의 홈페이지나 브랜드 소개 팜플렛을 유의깊게 보는 편인데, 쌓아온 역사 혹은 앞으로 쌓아나갈 역사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멋지게 스토리텔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예시가 궁금하신 분들은 호소야 마사토의 저서 <브랜드 스토리 디자인> 혹은 해외 브랜드 사례를 소개하는 온라인 매거진 <CITY HOPPERS>에서 확인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온라인 매거진 CITY HOPPERS에서 소개 중인 브랜드 사례

 

그런데 사실, 브랜드 스토리에서 중요한 것은 '기획'보다 '경험'이다. 고객들은 더이상 홈페이지나 브랜드 팜플렛에 텍스트로 설명되는 브랜드 스토리를 읽지 않는다. 광고 전용 매체 혹은 구좌에서 송출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멤버쉽으로 광고를 스킵하고, 스킵하지 못할 경우엔 재생되는 시간동안 핸드폰을 본다. 아무리 멋진 브랜드 스토리라도 그것을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며, 단순 '읽기'나 '보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에게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쥐어줘야만 한다. 2022년 디올이 서울 성수동에 새롭게 오픈한 컨셉 스토어, 디올 하우스(Dior House)가 그 좋은 예시다. 

성수동에 위치 디올 하우스 (출처: 보그 코리아)

 

하우스는 외관부터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 하우스를 시작한 프랑스 파리의 몽테뉴가 30번지를 연상시키도록 건설되었다. 또한 패브릭을 적극 활용해, '우리의 꿈을 담아낸 유일한 수단은 패브릭이다'라고 말하던 디올의 브랜드 메시지를 느낄 수 있게 했고,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그랑빌 저택과 장미를 활용해 디올의 브랜드 미션 '영원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메시지 혹은 스토리를 경험시키는 전략은 요즘 가장 핫한 전략인데, 그만큼 단순히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직접 경험시키는 것이 요즘 브랜드들의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3-5. 비주얼 디자인

브랜드의 로고, 워드마크, 키 컬러, 폰트, 이미지 등 브랜드를 나타내는데 사용되는 비주얼 에셋을 디자인한다. 브랜드는 가치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즉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므로 즉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비주얼 요소가 특히 중요하다. 예시로 최근 핫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NICE WEATHER는 멋진 날씨라는 브랜드 명과 어울리는 비비드한 블루, 깨끗한 화이트를 키 컬러로 사용해 강렬한 브랜드 인지를 남기는데 성공했다.

신사동에 위치한 NICE WEATHER 매장
온라인 샵 UI와 제품에도 키 컬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출처: NICE WEATHER)

 

3-6. 브랜드 가이드라인 수립

앞에서 정리한 메시지, 스토리, 디자인을 포함해 모든 브랜드 경험에서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할 가이드라인을 수립한다. 여기에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할 때 사용되는 언어와 이미지, 소재 등에 대한 룰을 정리한 콘텐츠 가이드도 포함된다. 디자인 가이드는 브랜드 스타일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별도 배포하기도 한다.

브랜드 메시지, 톤앤매너, 소셜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가 포함된 브랜드 가이드라인 템플릿 (출처: CANNY)

 

3-7.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교화 

기업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 약속을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전략적 실체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예를 들어 토스가 'Simplicity'라는 가치를 전달하고자 UX를 직관적으로 디자인하고, 대기가 없는 상담 챗봇을 고도화 시키고, Simplicity를 실현하기 위한 여정을 담은 기업 다큐 콘텐츠 등을 만드는 것이 전략적 실체에 해당한다. 3-4에서 언급한, 브랜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실체를 만드는 작업도 아이덴티티 정교화라고 할 수 있다.

토스의 브랜드 다큐멘터리 <FINTECH - BEHIND THE SIMPLICITY>

 

3-8. 브랜드 아키텍처 디자인

아키텍처는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하이어라키의 분석에 기반해 세워진다. 여기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란 '특정 제품군 내에서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모든 브랜드를 정리'한 것이고, 브랜드 하이어라키란 '한 기업이 판매하는 여러 제품들에 적용되는 브랜드명 간의 서열을 정리'한 것이다. 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브랜드 간 상관관계와 호칭, 역할을 총 정리한 전략서가 바로 브랜드 아키텍처다. 아키텍처는 브랜드 범위와 네임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이드 역할을 한다. 우리의 브랜드가 어떤 제품까지 커버할 것인지, 제품 이름에 몇 개의 브랜드를 적용할 것인지 결정하고 검토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이다. 참고로 네임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한 뎁스 더 들어가야 하는데, 본 아티클의 타겟인 스타트업은 적은 수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다수 브랜드 관리에 유용한 아키텍처 설명은 이정도에서 마무리 지어도 좋을 것 같다.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잡고, 이것들을 고객들의 언어로 풀어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을 거쳤다면 이제는 이것을 실제로 고객에게 전달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차례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브랜드 구축 3단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가장 마지막 단계, 브랜드 관리에 대한 부분을 함께 다뤄보고자 한다.

 

 

📍 참고 자료

- Bcbrandesign <7 Steps Of Strategic Branding For Creating A Successful Brand>
- NADAV AVIDAN <EXAMPLE FOR RESEARCH DEPTH - COMPETITOR ANALYSIS>

- Johnson's Blog 
<Brand Strategy: Definition, Classification, and Composition>
- Adobe Press, Erika Lenkert <9 Steps To a Memorable Brand Strategy>
- 콘텐츠 마케팅 아시아 포럼 <콘텐츠 전략,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전략>
- HINGE 컨설팅 펌 <전문 서비스 회사를 위한 10단계 브랜드 개발 전략>
- 에임투지와 Grow Together <Marketing MBA..1-9. Managing Brand>
- A4 engineer <실제 사례로 이해하는 브랜드 플랫폼>
- 하이킥 <브랜드 사용 설명서 13편 :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 Grace Jung <브랜드 하이어라키 vs 브랜드 아키텍처>
- 그로우앤베터 <스타트업을 위한 브랜드 전략 9가지>
- 대런 콜먼 저서 <브랜드 경험 디자인 바이블>
- 서상열 저서 <인사이트 & 이니셔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