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가 이해한 UX라이팅의 정의

2022. 5. 11. 20:55Work, 일/UX Writing

지난 번 포스팅에서 카피라이터의 상대적 관점에서 UX라이팅의 매력적인 점을 이야기했다. 본격적인 UX라이팅 공부에 앞서, UX라이팅의 정의를 보다 명확하게 잡고 가고자 한다. 1세대 직무이기에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UX라이터 및 관련 전문가분들께서 직접 정리해주신 글을 감사한 마음으로 참고했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나의 주관적 생각을 곁들여 정리했는데, 명백한 '주관'이며 정답이 아님을 밝힌다. 현업자의 의견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내가 참고한 아래의 훌륭한 글들을 먼저 읽어보시면 좋겠다.

 

📌 참고 글

- 토스 UX라이터 김자유님 <앱 안의 텍스트를 다룬다는 것>
: https://brunch.co.kr/@thinkaboutlove/390

- 쿠팡 콘텐츠 전략가 Alyse님 <UX 라이터 VS 콘텐츠 전략가>
: https://alyselee.medium.com/ux-%EB%9D%BC%EC%9D%B4%ED%84%B0-vs-%EC%BD%98%ED%85%90%EC%B8%A0-%EC%A0%84%EB%9E%B5%EA%B0%80-62c498ccb81a

- UX라이터 유다정님 <UX 라이터는 글 쓰는 사람이 아니다>
: https://brunch.co.kr/@andsalt/28

 

 

UX라이팅의 정의

- 웹 또는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글쓰기
- 라이팅으로 사용자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일 (디자인 싱킹)
- 프로덕트를 사용할 때 보거나 듣는 텍스트를 디자인과 결합하여 작성하는 일
-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유저에게 텍스트를 통해 프로덕트의 사용성과 가치를 높이고,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일

 

 

UX라이터가 하는 일

- 사용자 플로우 구상
- 정보 구조(IA) 설계
- 알맞은 디자인 컴포넌트를 알맞은 언어와 결합
- 어려운 용어와 자료를 프로덕트/브랜드의 보이스톤에 맞춰 사용자 친화적인 정보로 가공
- 프로덕트 내 텍스트 뿐만 아니라, 브랜딩/마케팅 등 외부 커뮤니케이션 텍스트에서도 일관된 보이스톤 유지를 위한 라이팅 시스템 개발
- A/B 테스트를 통해 효율이 좋은 텍스트의 패턴을 발견하고 시스템화
- 프로덕트 디자이너 및 개발자와 협업해 프로덕트 전반의 라이팅 퀄리티를 개선
- 문구를 쓸 수 있는 권한을 지닌 모든 팀원들의 라이팅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서포트 (에디토리얼 전략, 스타일 가이드 수립 등)

 

 

UX라이터 vs 콘텐츠 디자이너 vs 콘텐츠 전략가 

- 이제서야 수요와 공급이 조금씩 발생하기 시작한 1세대 직무이기 때문에 UX라이팅을 담당하는 직무명은 회사마다 다르다. 혹은 같은 명칭 하에서도 회사마다 R&R에 차이가 존재함을 찾아볼 수 있다. 
- 메타의 Content Designer 직무는 'Design'이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직무의 핵심을 글쓰기가 아닌 디자인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이는 UX 디자인의 관점과 디자인 씽킹으로 UX라이팅을 접근한다는 의미로 보이며, 일반적으로 알려진(혹은 내가 이해하고 있는) UX라이터의 업무와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한다.
- 쿠팡의 Content Strategist는 '더 넓은 노출 범위의 메시지 기획과 관리'에 집중된 직무로 보인다. 쿠팡의 콘텐츠 전략가 Alyse님의 글에서는 '특정한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메시지를 다양한 형태로 기획/창작하고 관리하는 것'을 직무의 주요 목표로 언급하고 있다. 설명대로라면 콘텐츠 마케팅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되는데, 만약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UX라이터에게 필요한 능력

- 디지털 프로덕트(앱/웹) 이해도

: 애플리케이션 컴포넌트 등 프로덕트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와 전체적인 설계 틀을 필수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UX라이터 유다정님은 기획자,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개발자 수준까지 이해도를 끌어올려야 했다고 한다.)

 

- 사용자 플로우 설계력

: 디지털 프로덕트 이해도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길과 패턴을 파악하고 목적에 맞게 재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

 

- 분석적 글쓰기 능력

: 설계대로 사용자가 인식하거나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끄는 작문 능력이 필요하다. 직관적 글쓰기와는 다른 영역이며, A/B 테스트 등의 명백한 객관적 지표와 논리/전략을 통해 텍스트를 분석하고 개선할 줄 알아야 한다.

 

- 감각적 글쓰기 능력

: 유저의 시선을 끌어 원하는 행동 혹은 지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카피라이팅 능력 또한 필요하다. 위가 what이라면 이는 how에 가깝다. 좋은 단어와 문장에 대한 민감한 감각이 있으면 좋다.

 

- 평균 이상의 디자인 감각

: 뛰어날 필요는 없다. 다만 프로덕트 안에서 노출되는 텍스트를 쓴다는 건 결국 화면 내에서 다른 요소와 어우러지는 심미적인 부분을 무시해선 안 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수준의 디자인 감각은 필요할 것이다.

 

-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

: 많은 현업자분들이 UX라이팅은 '같이 쓰는 글'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의 프로덕트 혹은 화면을 PO, 개발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과 협업하여 만들기에 '왜 이 글이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학습에 대한 오픈 마인드

: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직무다. 회사에 UX라이터가 본인 한 명뿐일 수도 있다. 스스로 학습하며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 언어에 대한 학습까지 필요할지 모른다. 각기 다른 직군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는 못할지언정 소통은 할 수 있는 수준의 학습 애티튜드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정리를 하면서 현업자분들의 글 뿐만 아니라 여러 서비스의 UX라이터 채용 공고를 참고했는데, 그중 토스의 공고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발견했다. 담당 업무 설명 단락의 가장 마지막 줄이었다.

 

 

UX Writer의 역할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업무를 고민해요.

 

 

 

UX라이팅과 UX라이터는 이제 시작이다. UX라이터가 된 후에도 자신의 역할과 방법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을 기꺼이 즐기는 마음을 갖는게 어쩌면 UX라이터의 출발점일지 모른다.